검은 벽돌로 이루어진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등록문화재 제586호)는 故 김수근(1931-1986)의 "네거티비즘(Negativism)", 즉 "공생"의 건축관이 가장 잘 드러난 건물로,
과거 그가 창립한 공간그룹의 사옥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김수근은 1971년 건물을 건립할 당시 인근의 창덕궁과 주변 한옥들과의 조화를 위해 기왓장 느낌의 전돌을 주재료로 삼았으며, 인공적인 건축물과 자연과의 상생을 고려하여 담쟁이 덩굴을 심어 외벽을 장식하였습니다.
폐쇄적인 외관과는 다르게, 한옥의 구조를 도입한 내부의 공간은 서로 막힘 없이 연결되며 가변적입니다.
또한 대지의 경사를 살려 반 층씩 높이는 스킵 플로어(Skip Floor) 방식을 도입하고 사람의 신장(Human Scale)을 기준으로 설계된 크고 작은 방들이 중첩되어 나타납니다.
1977년 증축을 거치며 더욱 복잡해진 내부는 한눈에 파악되지 않으며, 동일한 공간이라 할지라도 보는 이의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져, 실제로 경험하지 않고는
이 공간이 주는 감흥을 느끼기 힘듭니다.
한국현대건축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공간사옥은 2014년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로 새로운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아라리오뮤지엄은 과거 건축사무소로 사용되어오던 공간사옥의 특성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감각의 예술공간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1970-80년대 건축, 미술, 음악, 무용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한국현대예술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했던 공간사옥의 전통을 넘어
세계적인 문화와 예술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